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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가자지구, 40년전 멈춘 기차 대신 ‘무지개 열차’ 개통

가자지구, 40년전 멈춘 기차 대신 ‘무지개 열차’ 개통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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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어린이에게 꿈을 주자” 팔레스타인 청년 운행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달리는 무지갯빛 무궤도열차가 가자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난생처음 ‘기차’를 구경한 가자지구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열광하고 있다.

2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레일 없이 가자의 거리를 달리는 이 기차는 팔레스타인 청년 마이사라 알 헤로(30)가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자 주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이다. 

기차 모양으로 꾸민 지프가 열차 두 량을 끄는 형태로, 한국 과천 서울대공원의 코끼리열차와 비슷한 모양이다. 알 헤로는 “특히 가자의 갇힌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경제제재 속에서 기차를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알 헤로는 “열차와 지프에 쓸 부품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탓에 이 작은 기차를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기차의 주 승객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다. 알 헤로는 “차비가 비싸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도 기차에 타는 것을 즐길 수 있다”며 “아이들이 타고 있을 때는 항상 조심해서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헤드(12)는 “처음 기차를 봤을 때 무척 놀랐다”며 “나중에는 팔레스타인의 진짜 기차를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와 외부를 잇는 기차의 운행이 완전히 중단된 것은 40여년 전인 1967년 중동전쟁 때부터다. 이후 가자 주민들은 기차, 노면 전차, 지하철 등 현대적인 교통수단의 운행을 고대해왔다. 

알 헤로는 “이 기차가 가자지구에서 서안과 예루살렘 사이를 달리는 진짜 기차에 대한 약속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차 제작을 감독한 무역회사 알 카나의 전무이사 아흐메드 알 바트시는 “진짜 기차를 만드는 것은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해 힘들다”면서 “차량을 추가로 달거나 비슷한 기차를 더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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