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휴가를 이용해 금토(20일~21일) 1박 2일로 템플 스테이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처음 생각은 혼자 강화도에 가서 마니산도 올라가고, 청승 떨면서 조개구이에 소주도 한잔하고, 느긋하게 보내다 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강화도, 마니산, 전등사라는 단어들에서 템플 스테이가 연상이 됐고, 아직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퍼뜩 전등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지요. 홈피에서 마침 딱 제가 원하던 느그읏하게 보내다 올 수 있는 휴식형 템플스테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신청했지요.
다른 템플스테이가 예불 같은 절의 시간표를 따라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하는 것에 비해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새벽 예불과 식사 시간 말고 다른 때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제가 갔던 일정을 시간 순으로 말씀드리면 오후에 전등사 도착, 5시 40분 저녁 공양, 9시 취침, 4시 기상, 4시 30분 예불, 6시 40분 아침 공양, 11시 40분 점심 공양이었어요. 저녁과 오전에 예불이 한 번씩 더 있는데 전 새벽 예불만 가고 다른 건 생략했지요.
덕분에 저녁 먹고, 방에서 느긋하게 책 보다가 졸음이 올 때 자버리고, 아침 예불 후 아침 먹기 전까지 책 보다가 아침 공양 후에 한숨 더 잔 다음, 책 좀 보다가 전등사 주변 등산로를 한 바퀴 도는 그야말로 신선놀음 같은 느그으읏한 일정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편히 쉬면서 남이 차려주는 밥 먹고, 등산도 하고, 책도 보실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술은 뭐, 하루 정도 안 드셔도 괜찮잖아요?^^ 밥은 뭐, 맛있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먹을 만은 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비용은 1박 2일에 3만원입니다. 주말에는 관광객들 때문에 다소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평일을 하루 껴서 가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제가 갔을 때는 금요일이 하루 껴서 그런지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답니다.
근데 템플스테이는 뭔가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없을까요? 혹시 국립국어원에서 순화해 놓지 않았나 궁금하네요...국립국어원 홈피에 가서 찾아보니 없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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