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농활대원이 되어 찾았던 충북 옥천 안남면. 지난 8월 초 십수 년 만에 옥천을 찾아 농활 때는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경치를 구경. 둔주봉에 올라 동서가 바뀐 한반도 지형을 만들며 흐르는 금강 줄기를 보고, 낮에는 현지인들 말고는 알기 어려운 강가에서 물놀이도.
시인이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라 묘사한 대로 옥천은 시구와 같은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곳이다. 비록 절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까지는 아닌 듯하지만 '흙에서 자란 내 마음'이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름 휘적'실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는 지금도 시인의 어린 시절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의 아이들이 뛰어놀고,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읍내 쪽으로 나가 도리뱅뱅, 생선국수 등 처음 먹어보는 민물고기 요리도 맛나게 먹었고 이번 옥천행은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정지용 생가에 찾아가 보지 못한 것은 옥의 티. 다음 번을 기약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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