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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알자지라, 민간방송으로 변신 모색… 세계적 뉴스채널 꿈

알자지라, 민간방송으로 변신 모색… 세계적 뉴스채널 꿈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미국 CNN방송이나 영국 BBC방송 같은 세계적 뉴스전문채널로 부상할 수 있을까.

카타르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온 알자지라가 세계적인 뉴스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공익을 위한 민간조직’이 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13일 카타르 일간 페닌술라 온라인판이 아랍어 신문 알샤크를 인용해 보도했다. 카타르 정부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지분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알샤크에 따르면 알자지라는 지난 5월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법적 지위를 바꾸는 것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카타르 국왕은 1996년 알자지라 개국 당시부터 5년 동안 5억카타르리얄(약 1450억원)을 제공하고 이후에도 매년 수천만달러를 지원해왔지만 방송에는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알자지라는 앞으로 알자지라 발칸반도, 알자지라 터키 등의 지역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채널이 생길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알자지라의 위상은 올 상반기 중동 전역을 휩쓴 민주화 시위를 집중 보도함으로써 아랍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와다 칸파르 알자지라 총사장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린 지식 나눔을 목표로 한 비영리 콘퍼런스 ‘테드 2011행사’에 참석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미국 내 이미지도 개선되고 있다.

알자지라는 특히 한진중공업의 대량 정리해고에 맞서 14일 현재 190일째 영도조선소 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그를 지원하는 배우 김여진씨의 사연을 방송에서 소개한 사실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알자지라가 세계적 뉴스채널로 부상하기 위한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막대한 사업비용 조달이다. 한 전문가는 “많은 자금이 소요될 민영화 사업에 투자자를 확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