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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시민 프로젝트](4) 대중교통 이용 ‘탄소발자국 줄이기’ 결산

[착한시민 프로젝트](4) 대중교통 이용 ‘탄소발자국 줄이기’ 결산

ㆍ이산화탄소 줄이고, 기름값 아끼고 ‘의미있는 불편함’

‘건강과 환경을 위한 대중교통 출퇴근’과 ‘좀 더 편안한 자가용 출퇴근’.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장단점이 있지만, 올겨울 같은 추위에는 운전대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달 동안 유혹을 뿌리치고 대중교통만으로 출퇴근을 했던 ‘착한시민프로젝트’ 참가자들은 “할 만했다” “대중교통에 이렇게 장점이 많은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자가용보다는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충분히 감수할 만한 불편”이라는 것이다.

경향신문 온·오프라인 통합기획 ‘착한시민프로젝트’ 네 번째는 승용차 이용을 최소화하고,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주제로 1월 한 달 동안 진행됐다. 

첫 모임에서 참가자들은 우선 출퇴근 때 거의 자가용을 이용해 왔던 것을 대중교통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생활 속에서 탄소발자국을 얼마나 남기고 있는지 계산해 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직장인 황상민씨가 하루 10.84㎞를 자가용으로 다니면서 내놓는 이산화탄소량은 2.2㎏. 평균 출근 일수 23일을 곱하면 출퇴근만으로 매달 50.6㎏가량의 온실가스를 뿜어냈다는 얘기다. 그는 “업무상 주변 학교들로 출장을 다니고 종종 마트로 장 보러 가는 것까지 포함하면 계산 결과의 곱절은 배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3.0kg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려면 소나무 1그루를 심어야 된다고 하니, 매일 소나무 2~3그루는 심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것은 당초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의외로 해볼 만했다. 참가자들은 출퇴근보다 업무상 이동할 때가 불편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대중교통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이다. 양문영씨의 경우 경기 과천에서 서울 도심을 오갈 때가 많은데, 지하철을 타니 한참을 돌아가야 할 때가 많았다.

1월 내내 이어진 강추위도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였다. 또 가족들을 태울 때나 짐이 많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자가용을 이용해야 했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꼭 필요할 때는 자가용을 이용하되 각자 그만큼의 탄소발자국을 상쇄하는 방법을 모색해 봤다. 어쩔 수 없이 자가용을 이용한 경우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방법 등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승용차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나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황상민씨는 승용차 기름값으로 매달 20만원가량이 들었는데, 지난달 꼭 필요한 때에만 승용차를 탔더니 기름값이 5만원으로 줄었다. 대중교통 비용 5만원을 합해도 월 10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대중교통이라 해서 무조건 좋기만한 것은 아니다. 지난달 13일 참가자들은 서울 성산동 ‘녹색교통운동’ 사무실에서 이 단체 송상석 협동사무처장과 만나 대중교통의 불편함과 열악한 보행자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송 사무처장은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승용차 운전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라며 “보행자 환경과 대중교통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원정씨는 “내가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 타는 이들의 습성을 이해하게 돼 운전할 때도 자전거 타는 이들을 배려하게 된다”며 교통 약자를 배려하는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탄소발자국 (carbon footprint)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착안된 개념으로, 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말한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난방기구, 전기기구 등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때 나오는 온실가스량도 모두 포함된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