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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유엔군 철수” 폭력시위

아이티 “유엔군 철수” 폭력시위

ㆍ“콜레라균 가져와”… 유엔군 발포로 2명 숨져

자연재해와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됐던 아이티의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15일 아이티 제2의 도시 카프아이시앵 등지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을 규탄하는 폭력시위 도중 유엔군의 총격으로 아이티인 남성 2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카프아이시앵 외곽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 기지 앞에서 20세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또다른 남성은 거리 시위 도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유엔평화유지군 측은 이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해당 군인은 자기방어 차원에서 (총탄을) 발포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시위대는 도로를 차단한 채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유엔평화유지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한 시위를 벌여 카프아이시앵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시위대는 지난 10월 아이티에 파병된 네팔 출신 유엔군이 콜레라균을 가져왔다며 철군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콜레라 감염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아이티에서는 이번 사태 이전에 콜레라가 발병한 적이 없어 이 같은 주장이 주민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크리스토퍼 브레이든 박사는 아이티에서 창궐한 콜레라균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발병했던 콜레라균과 일치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시위대는 르네 프레발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의 위기대응 실패도 비난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니젤 피셔는 “이번 시위는 콜레라가 ‘국가 안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오는 2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번 시위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