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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기사 2010.5.~

[현장에서]한양대 행정지원직은 ‘현대판 육두품’ 2010.7.12.

“저희가 원하는 것은 ‘차별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그 한마디입니다. 행정조교 출신이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죠.”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교정은 지금 ‘차별은 폭력이다’ ‘노동자도 한양가족입니다’ 등의 펼침막과 대자보 등으로 뒤덮여 있다. 이 학교 학사지원직원 노조가 차별 철폐를 외치며 지난 5월26일부터 47일째 파업하면서 내붙인 것들이다.

모두 여성인 노조원 67명이 장기간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정규직 직원들까지 갈라놓고 차별 대우하는 학교 측의 처사 때문이다. 2003년 학교 측은 계약직으로 있던 임시직 및 행정조교들을 각각 ‘직원 을’과 ‘직원 병’이라는 직급으로 돌려 정규직화했다. 하지만 이들은 일반 직원들과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비슷한 일을 하면서도 월급이 일반 직원의 80%(을)와 65%(병)이다. 

그런데 월급보다 노조원들을 더욱 서럽게 하는 것은 ‘직원 병’에 대한 대우다. 한 노조원은 “일반 직원과 같은 일을 하는데도 차별 대우를 받는다”며 “최근 학교와의 협상에서 한 학교 측 대표는 ‘급여를 65% 받으니까 일도 65%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보고내용을 무시하고, 후배 직원들도 많은데 차 심부름을 전담시키거나 회식에 같이 가자는 얘기를 빼놓는 등의 차별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노조원이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 측은 “원래 행정조교 출신이고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급여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설명과 달리 학생, 강사 등 학내 구성원들은 노조를 지지하고 있다. 이 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공익인권법연구회는 성명을 통해 “파업이 조속하고 올바르게 해결되도록 학교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