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지킨 숲인데…” 성미산마을 또 ‘개발 먹구름’
-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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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3-06 18:00:56ㅣ수정 : 2008-03-06 18:01:21
2003년 서울시의 개발 계획을 주민들이 막아 숲이 보존됐던 서울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홍익대학교가 부속 초·중·고등학교를 성미산에 이전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전 계획이 강행될 경우 5년 전의 ‘성미산 투쟁’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성미산 주민들로 구성된 ‘성미산 생태보존을 위한 대책위’는 투쟁을 준비하기에 앞서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를 만들기 위한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도시계획안’을 구와 서울시에 제안할 계획이다.
◇ 성미산 투쟁 재연되나 = 최근 한양대 재단으로부터 성미산 일대 부지를 인수한 홍익대 재단은 성산동 산11-31 일대에 현재 홍익대학교 옆에 있는 홍익초등학교와 홍익여중·고를 이전·신축할 계획이다. 마포구는 지난 1월 홍익대의 계획에 따라 현재 도시계획상 체육시설인 성미산 부지를 학교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안을 만들어 공고했다. 2001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배수지 건립 계획과 한양대재단의 아파트 건립 계획을 2년3개월 동안의 반대운동으로 저지했던 성미산 마을 주민들은 학교가 세워질 경우 성미산의 자연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미산의 대부분은 ‘비오톱(biotop)’ 1등급 지역이다. Bios(생명)와 Topos(땅, 영역)가 결합된 용어인 비오톱은 인간과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살아가는 장소로서 1등급으로 평가된 것은 대상지 전체가 자연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 생태보존시민모임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미산에는 현재 천연기념물인 소쩍새와 붉은배새매, 서울시 보호종인 꾀꼬리, 박새, 오색딱따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고 93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마포구에서 성미산이 자연녹지가 보존돼 있는 유일한 뒷산인 데다 주민들의 자연휴식처 및 생태교육의 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개발이 아닌 생태공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익대 측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마포구 도시관리계획안은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4월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된다. 성미산대책위는 이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할 경우 5년 전과 같은 투쟁을 벌이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계획 = 성미산대책위는 건축전문가 등과 함께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계획안’을 작성하고 있다. 대책위는 계획안을 홍익대, 마포구, 서울시에 전달하고 성미산 일대의 도시계획을 주민참여형으로 만들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보봉 생태주거단지 등 선진국에는 주민들이 도시계획에 참여한 사례들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마포구가 처음이다.
주민들의 도시계획안은 성미산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인근 지역을 자전거 도로 중심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변창흠 교수는 “지금까지 도시계획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데만 치중돼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주민들이 참여할 여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성 단계에 주민이 참여하면 주민은 물론 자치단체와 도시계획가들도 생태·공동체·문화 등 새로운 가치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com 〉
홍익대학교가 부속 초·중·고등학교를 성미산에 이전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전 계획이 강행될 경우 5년 전의 ‘성미산 투쟁’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성미산 주민들로 구성된 ‘성미산 생태보존을 위한 대책위’는 투쟁을 준비하기에 앞서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를 만들기 위한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도시계획안’을 구와 서울시에 제안할 계획이다.
성미산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4월 열린 성미산 가꾸기 행사 때 나무를 심고 있다. 제공 | 참여와 자치를 위한 마포연대 |
◇ 성미산 투쟁 재연되나 = 최근 한양대 재단으로부터 성미산 일대 부지를 인수한 홍익대 재단은 성산동 산11-31 일대에 현재 홍익대학교 옆에 있는 홍익초등학교와 홍익여중·고를 이전·신축할 계획이다. 마포구는 지난 1월 홍익대의 계획에 따라 현재 도시계획상 체육시설인 성미산 부지를 학교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안을 만들어 공고했다. 2001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배수지 건립 계획과 한양대재단의 아파트 건립 계획을 2년3개월 동안의 반대운동으로 저지했던 성미산 마을 주민들은 학교가 세워질 경우 성미산의 자연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미산의 대부분은 ‘비오톱(biotop)’ 1등급 지역이다. Bios(생명)와 Topos(땅, 영역)가 결합된 용어인 비오톱은 인간과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함께 살아가는 장소로서 1등급으로 평가된 것은 대상지 전체가 자연을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 생태보존시민모임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미산에는 현재 천연기념물인 소쩍새와 붉은배새매, 서울시 보호종인 꾀꼬리, 박새, 오색딱따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고 93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마포구에서 성미산이 자연녹지가 보존돼 있는 유일한 뒷산인 데다 주민들의 자연휴식처 및 생태교육의 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개발이 아닌 생태공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익대 측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마포구 도시관리계획안은 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4월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받게 된다. 성미산대책위는 이 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할 경우 5년 전과 같은 투쟁을 벌이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계획 = 성미산대책위는 건축전문가 등과 함께 ‘주민이 함께 만드는 도시계획안’을 작성하고 있다. 대책위는 계획안을 홍익대, 마포구, 서울시에 전달하고 성미산 일대의 도시계획을 주민참여형으로 만들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보봉 생태주거단지 등 선진국에는 주민들이 도시계획에 참여한 사례들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마포구가 처음이다.
주민들의 도시계획안은 성미산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인근 지역을 자전거 도로 중심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변창흠 교수는 “지금까지 도시계획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데만 치중돼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주민들이 참여할 여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성 단계에 주민이 참여하면 주민은 물론 자치단체와 도시계획가들도 생태·공동체·문화 등 새로운 가치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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