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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33번째 마지막 광부 “70일 사투 보람”

ㆍ구조비용은 222억원 이상
ㆍ광부 7명은 특별치료 필요

13일 오후 9시55분 칠레 북부 코피아포 인근 산호세 광산 매몰현장 안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루이스 우르수아(54)가 캡슐 밖으로 걸어나오는 순간 기쁨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전날 밤 11시20분(현지시간)쯤 구조대원을 실은 캡슐 ‘불사조’가 지하로 내려가면서 시작된 약 23시간 동안의 구조 드라마가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우르수아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에게 “전 세계가 기다린 일을 우리가 해냈다”며 “우리가 열심히 싸운 70일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3일 0시11분쯤 첫 구조 대상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가 약 1시간 만에 지상에 도착한 이후 구조작업은 갈수록 탄력이 붙었다. 당초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명당 30분씩으로 예상됐으나 구조 과정에서 16분가량 줄어든 덕에 예상보다 24시간 이상 앞당겨진 약 21시간44분 만에 마무리됐다.

지상으로 올라오는 동안 광부들의 몸 상태는 소형 비디오 카메라와 쌍방향 소통수단, 광부들의 배에 부착한 생체 모니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점검됐다. 광부 한 명 한 명이 캡슐 밖으로 나올 때마다 현장 구조대와 캠프의 가족들, TV로 지켜보던 시민들은 함성과 박수로 이들의 생환을 환영했다. 자이메 마날리치 보건장관은 지상으로 나온 광부들의 건강검진 결과에 대해 “1명에게 심한 폐렴 증상이 있고, 2명은 치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특별치료가 필요한 이들은 7명”이라고 밝혔다. 

구조작업이 마무리되자 인근 코피아포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축제를 벌였고, 수도 산티아고 곳곳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기쁨을 나눴다. 

한편 피녜라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33명의 광부들을 구조하는 데 2000만달러(22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여기에 현장에 설치돼 있던 희망 캠프의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총 비용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조비용이 산호세 광산 소유업체인 산 에스테반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면서 칠레 국영 구리회사인 코델코가 1500만달러를 부담했고, 민간업체들이 500만달러를 보탰다.

칠레 정부는 구조작업 비용을 산 에스테반에 청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업체는 현재 사고 후 작업을 중단한 광산 노동자들의 임금조차 대출을 받아 지급하고 있어 구조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매몰 광부의 가족들도 지난 8월 말 산 에스테반을 상대로 1200만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