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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의 취재기에서도 언급했었던 것 같은데요,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은 설경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홋카이도에서 바다를 건너면 아오모리현이 있고, 그 아래에 아키타현과 이와테현, 그 아래에 미야기현과 니이가타현, 그 아래에 후쿠시마현이 있고 이렇게 6개 현이 도호쿠 지방에 포함됩니다. 그 아래 쪽으로 이바라키, 치바, 사이타마를 지나며 도쿄도가 나오지요.
도호쿠지방은 정확히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강원도, 함경남도 정도와 비슷한 위도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눈도 많이 오고, 추운 곳이랍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무대인 니이가타는 도호쿠 지방에서는 비교적 남쪽에 해당하지요.
제가 가있는 동안도 무정한 일본의 하늘에선 폭설이 거듭해서 내렸고, 마을과 도로, 산 할 것 없이 모두 흰색으로 물들었었답니다. 참혹한 재난 현장 취재로 온 것만 아니면 감상적인 마음이 될 만큼 아름다운 설경을 택시나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지진피해를 딛고 일어선 도호쿠 지방의 모습을 취재하러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네요.



원전 사고로 인해 철수 지시가 내려와 생각보다 훨씬 빨리-원래 귀국 비행기는 3월 29일이었답니다-귀국하면서 참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취재를 가기 전 감기가 안 떨어져서 고생했었는데 일본에 오자마자 날씨도 더 춥고, 먹는 것도 부실한 열악한 환경임에도 마음이 긴장을 해서인지 감기가 뚝 떨어졌던 게 신기하기도 했고요. 감기는 귀국하자마자 재발했었답니다.-_- 또 마음의 끈을 늦추면 대피소 현장, 쓰나미 침수 현장 등에서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아 마음을 다잡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어렵게 표를 구해 귀국하는데 아오모리공항은 일본을 탈출하려는 외국인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제가 탄 대한항공 항공기는 만석이었는데, 절반 이상이 중국 여권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었고, 나머지의 상당수가 백인종들, 그리고 그 나머지가 한국인이나 교포들이었습니다. 교포로 보이는 대한항공 데스크 직원에 따르면 이렇게 비행기 하나에 승객이 가득찬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하네요. 입국 게이트 하나에 면세점도 한 칸밖에 없는 이 시골 점방 같은 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에 수백명이 몰린 덕분에 화물 맡기고 표를 받는 데만 1시간 반 정도가 걸렸습니다. 규모는 작으면서 수하물 검사는 줄을 세워서 제대로 하더라고요. 흐릿하게 나왔지만 줄을 서있는 승객들입니다. 제가 제일 마지막 쪽에 서있었던지라 수십명만 남아있을 때에요.-_-


다음 사진은 공항 내 지명수배 게시판에서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연속기업폭파사건 범인으로 이름은 키리시마 사토시, 과격파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이라고 설명이 돼있네요. 사건 당시 대학생 정도로 보였던 모습과 아래 나이가 든 현재의 예상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쇼와 50년, 즉 1975년에 세간을 뒤흔들었던 사건의 범인이라며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보면 110번에 신고해 달라고 하네요. 36년 동안 잡히지 않은 범인을 과연 이런 포스터 하나로 잡을 수 있을까요?ㅎㅎ

 

제 취재기는 이게 마지막이지만 일본의 재난, 특히 원전 사고는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이 사태가 몇 달은 아니더라도 몇 주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고요. 부디 더 이상의 희생자 없이 원전 사고가 마무리되고, 일본인들, 특히 도호쿠 지방과 간토 지방분들이 안심하고 복구 작업과 생업에 임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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