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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관련

日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2명 피폭사고 왜



日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2명 피폭사고 왜


ㆍ측정기 경보 무시, 작업 전 계측 않고, 방수장화도 안신어
ㆍ전날의 낮은 수치만 믿고 오염된 물 속 50분간 일해

칠흑처럼 어두운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3호기의 터빈실 지하 1층.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는 선량계에서 실내 방사선량 수치가 20밀리시버트(mSv)를 넘었다는 경보가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력선 연결 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어제 측정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았으니 선량계 고장일 거야’라고 생각하며 작업을 계속했다. 3명 가운데 2명은 방수가 되는 장화가 아닌 일반 작업화를 신고 있어 발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에 흠뻑 젖은 상태였다.

지난 24일 원자로 복구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이 고농도 방사선에 피폭된 경위가 밝혀지면서 원자로 복구작업이 안전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선량계에서 경보가 울렸지만 (노동자) 3명은 측량계 고장이라고 생각해 작업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피폭된 것은 작업 전 방사선 계측을 실시하지 않고, 방수장화를 신지 않은데다 방사능 관리직원이 동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시간 작업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전력선 연결 작업을 시작한 것은 24일 오전 10시쯤. 도쿄전력 내규에는 작업 전후에 현장의 방사선량을 계측하도록 돼있지만 방사선량을 측정·관리하는 방사능관리원은 이날 작업 전 계측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작업 후에야 방사선량을 계측하면서 노동자들이 피폭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한계치가 20mSv로 설정돼 있던 개인 선량계가 경보를 울렸음에도 작업을 계속한 것도 화를 키웠다. 피폭사고 전날인 지난 23일 오후 5시쯤 도쿄전력 직원이 측정했을 당시 0.5mSv 정도의 낮은 수치가 나온 것을 믿었던 탓이다. 방사능관리원도 전날의 낮은 수치만을 믿고 동행하지 않았다.

특히 병원으로 실려간 노동자 2명은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한 방호복과 전면 마스크, 장갑 등은 착용하고 있었지만 신발은 일반 작업화를 신은 탓에 피부에 고농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직접 닿았다. 이들은 15㎝ 정도 깊이의 오염된 물에 발을 담근 상태에서 약 40~50분 동안 작업을 진행했다.

한편 터빈실 지하 1층에 고여있던 물은 사용후 핵연료봉(폐연료봉)이 저장된 수조에서 넘쳐나왔을 가능성과 배관에서 새어나왔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후쿠시마 시내의 병원으로 이송됐던 노동자 2명은 현재 지바시에 있는 전문치료기관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