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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반군 “카다피 72시간 내 떠나라” 최후통첩

반군 “카다피 72시간 내 떠나라” 최후통첩

ㆍ잘릴 위원장 “폭격 멈추면 처벌 않을 것”… 정부 측 안전보장 조건 협상제안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반정부 세력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해 사흘 내 리비아를 떠나라는 최후통보를 했다. 

반정부 세력의 무스타파 모하메드 압델 잘릴 국가위원회 위원장은 8일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카다피)가 72시간 내에 리비아를 떠나고, 폭격을 멈출 경우 그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72시간의 기한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잘릴 위원장의 최후통보는 아랍권 언론들을 중심으로 카다피가 반군 측에 자신의 퇴진과 관련한 협상을 제안했으며 망명지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분명치 않다. 

앞서 알자지라는 7일 카다피가 반정부 측 국가위원회에 자신이 퇴진하는 대신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보장받고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이날 자달라 아주스 알 탈리 전 총리를 협상자로 반군 측에 보내 이 같은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제2 도시 벵가지에 설립된 반정부 국가위원회 관계자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런던에서 발행하는 아랍어신문 아샤라크 알아샤트의 보도를 인용해 국가위원회 소식통이 “카다피가 반정부 위원회에 협상자를 보내 자신과 가족의 안전 및 재산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사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발행되는 일간 알 바이얀이 카다피 세력 내 핵심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망명지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 아랍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카다피 정부는 “마지막까지 싸울 것”이라던 기존 입장대로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리비아 정부 관계자는 이날 AFP통신에 “그런 보도에 대해 답을 해야 하는 게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리비아 정부군은 8일 전투기를 동원해 라스라누프 등 반정부 세력 장악지역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다. 정부군은 전날 동부의 빈 자와드를 함락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일간 격전이 벌어진 트리폴리 서쪽 50㎞ 떨어진 자위야도 정부군의 또 다른 공세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