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재앙에 ‘고통 눈덩이’… 이젠 눈물마저도 말랐다
ㆍ아이티, 강진 피해 아물기도 전에 콜레라 창궐
ㆍ파키스탄, 대홍수 여파로 만성적 식량부족 가중
불행도, 재난도 홀로 오지는 않았다. 올해 강진과 대홍수라는 대재앙을 겪은 서반구 최빈국 아이티와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 지난 1월의 대지진과 지난 8월의 대홍수로 인한 피해가 아물기도 전에 전염병과 기근, 추위가 닥쳐오면서 주민들의 고통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재난은 잇달아 찾아왔지만, 국제사회의 온정의 손길은 대부분 일회성이었다. 각각 해당국 정부의 통치력이 없거나, 부족한 데서 비롯된 인재(人災)는 2중, 3중의 고통이다.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아이티의 병원마다 병실은 물론 앞마당까지 환자들이 누워 있다. 영국 가디언지의 12일자 르포에 따르면 어린이와 아기 환자들이 유독 많다. 병실에 누워있던 어린이 듀슨 도빌은 계속해서 구토를 하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그의 어머니인 이스마(42)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담요를 덮어주는 것뿐이었다. 이스마는 “아직 의사한테 진찰을 받지도 못했다”며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조차 모른다”고 털어놨다.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으로 인해 20만명이 사망하고, 1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아이티에서는 콜레라가 새로운 대재앙의 씨앗이 되어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월 찾아온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는 15일 현재 모두 917명에 달한다. 아이티 정부에 따르면 현재 1만4642명이 병에 감염됐고 전국 10개 주 가운데 6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 지원은 태부족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존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지진 발생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쏟아진 구호기금 및 인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도 있겠지만 언감생심이다. 정부 자체가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한 데다가 부패에 찌들어 있어 지난 1월의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기는커녕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의 구호작업을 구경만하고 있을 뿐이다.
긴급 구호단체 국경 없는 의사회(MSF)의 스테판 레이니어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은 어디에 있나. 비정부기구들은 어디에 있나. 지진 후에 (기부가) 약속된 수십억달러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회의는 이미 충분히 했으니, 행동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8월 ‘하늘에서 온 쓰나미’라고 불렸던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에서도 고통은 되레 커지고 있다.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파키스탄의 도시 수쿠르의 한 병원에서는 생후 6개월인 아기 알리 나와즈의 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를 보며 슬퍼하고 있었다. 나와즈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대홍수의 여파로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에다 폐렴까지 앓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즈의 할머니인 마이 세하트는 “우리는 너무 가난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된 아이를 쳐다보고 있기가 힘들다”며 눈물을 쏟았다.
시카르푸르 마을의 난민촌에서 18개월 된 딸 아아시아를 식량부족으로 인해 잃은 바스라 쿠르반은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아아시아가 죽었을 때 분노한 난민촌 주민들이 정부에 식량을 달라며 연좌시위를 하며 항의했지만 정부는 이들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재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홍수 당시 주민의 95%가 긴급 대피했던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농부 리아콰트 바바르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자살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섯 아이의 아버지인 리아콰트는 “아이들은 배가 고파 울부짖고 있지만 나는 매일 아이들에게 신께서 누군가 아주 친절한 사람을 보내주실 것이라며 달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드주 다우르 지역에서는 아침 6시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WFP)의 헬리콥터 한 대가 이재민들에게 나눠줄 식량을 싣고 온다. 하늘만 쳐다보면서 헬기를 기다리는 이재민들은 수천명에 달하지만 한번에 지급되는 식량은 250~300인분에 불과하다. 군대가 동원돼 질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WFP는 11월에 접어들면서 식량 공급량을 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어 이재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유엔이 파키스탄 지원을 위해 각국에 요청한 20억달러(22조6100억원) 가운데 국제사회가 모은 금액은 4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이티에서는 지난 1월12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서 오후 4시53분께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1770년 이후 230여년 만에 최대 규모로 발생한 강진으로 인구 약 900만명의 빈국인 아이티에서 인구의 3%가량이 사망하고 15%가량이 이재민 신세로 전락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8월14일 펀자브주와 신드주를 지나는 인더스강이 범람하면서 국토의 4분의 1이 물에 잠겼고, 70만채의 가옥이 무너졌다. 사망자 1600명, 피해액은 430억달러(약 48조7000억원)에 달하며 피해 복구에는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엄청난 재앙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에는 국제사회의 편견으로 또 다른 차별을 당해야만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티 강진 발생 10일 만에 국제사회가 모금한 액수는 7억4200만달러에 달했지만 파키스탄의 경우 같은 기간 모금액은 4500만달러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도 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가 3주 동안 진행한 모금에서 아이티의 경우 22억원이 모였던 반면 파키스탄에는 약 2200만원만 모금된 바 있다. 테러와 관련돼 있다는 파키스탄의 나쁜 이미지가 선뜻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서방 언론들의 다분히 ‘의도적인 무관심’도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면을 부추겼다. 파키스탄 돈(Dawn) 신문에 따르면 아이티 지진 당시 뉴욕타임스는 2주 동안 88개의 관련 기사를 게재했지만, 파키스탄 대홍수 때는 같은 기간 15개의 기사만을 게재했다. 이재민이 되면서 고통받는 주민 수는 10배 이상 많지만 사망자 수가 아이티에 비해 적었던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부 구호단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티인들과 파키스탄인들이 겪는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에서 유행하고 있는 콜레라는 앞으로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약 100만명 이상의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의 난민 캠프에 콜레라가 돌기 시작하면 피해자의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난민촌에서는 지난 10일 첫 사망자가 이미 발생한 상태다. 최근 아이티를 덮친 태풍 토머스호는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를 더욱 창궐케 하고 있다. 유엔 산하 전미보건기구(PAH)는 콜레라 창궐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약 27만명 이상이 감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집을 잃은 2000만명 가운데 임시 거주지를 얻지 못한 700만 이재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다가오는 겨울이다. 천막은커녕 담요 한 장도 제대로 갖지 못한 이들에게 파키스탄의 한겨울 추위는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 굶주림과 질병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추위가 닥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파키스탄의 일부 산간지역은 겨울마다 잦은 폭설이 내리는 데다 이로 인한 눈사태도 빈번히 일어난다.
유엔은 아이티의 콜레라 확산 방지를 위해 1억6400만달러(약 1860억원)를 지원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원금은 추가적인 의약품, 의료장비, 의사들과 수질 정화장비를 도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는 구호기구들이 각국에 지원약속만 하고 아직 실제 지급하지 않은 기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약속된 기금 가운데 11억달러(약 1조2490억원) 이상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옥스팜 파티마 나크비는 “파키스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파키스탄을 재앙으로부터 회복시키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ㆍ파키스탄, 대홍수 여파로 만성적 식량부족 가중
14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빈민촌 시테 솔레이에서 친척들이 콜레라로 숨진 소녀의 관을 공동묘지로 옮기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 AP연합뉴스 |
불행도, 재난도 홀로 오지는 않았다. 올해 강진과 대홍수라는 대재앙을 겪은 서반구 최빈국 아이티와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 지난 1월의 대지진과 지난 8월의 대홍수로 인한 피해가 아물기도 전에 전염병과 기근, 추위가 닥쳐오면서 주민들의 고통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재난은 잇달아 찾아왔지만, 국제사회의 온정의 손길은 대부분 일회성이었다. 각각 해당국 정부의 통치력이 없거나, 부족한 데서 비롯된 인재(人災)는 2중, 3중의 고통이다.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으로 인해 20만명이 사망하고, 1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아이티에서는 콜레라가 새로운 대재앙의 씨앗이 되어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월 찾아온 콜레라로 인한 사망자는 15일 현재 모두 917명에 달한다. 아이티 정부에 따르면 현재 1만4642명이 병에 감염됐고 전국 10개 주 가운데 6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 지원은 태부족한 상황이지만 정부의 존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지진 발생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쏟아진 구호기금 및 인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도 있겠지만 언감생심이다. 정부 자체가 제대로 체계를 갖추지 못한 데다가 부패에 찌들어 있어 지난 1월의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기는커녕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의 구호작업을 구경만하고 있을 뿐이다.
긴급 구호단체 국경 없는 의사회(MSF)의 스테판 레이니어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유엔은 어디에 있나. 비정부기구들은 어디에 있나. 지진 후에 (기부가) 약속된 수십억달러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회의는 이미 충분히 했으니, 행동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14일 포르토프랭스의 빈민촌 시테 솔레이에서 한 남성이 콜레라 환자를 수레에 싣고 생 카트린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포르토프랭스 | AP연합뉴스 |
지난 8월 ‘하늘에서 온 쓰나미’라고 불렸던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에서도 고통은 되레 커지고 있다.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파키스탄의 도시 수쿠르의 한 병원에서는 생후 6개월인 아기 알리 나와즈의 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를 보며 슬퍼하고 있었다. 나와즈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대홍수의 여파로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식량부족으로 영양실조에다 폐렴까지 앓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즈의 할머니인 마이 세하트는 “우리는 너무 가난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된 아이를 쳐다보고 있기가 힘들다”며 눈물을 쏟았다.
시카르푸르 마을의 난민촌에서 18개월 된 딸 아아시아를 식량부족으로 인해 잃은 바스라 쿠르반은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었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아아시아가 죽었을 때 분노한 난민촌 주민들이 정부에 식량을 달라며 연좌시위를 하며 항의했지만 정부는 이들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재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홍수 당시 주민의 95%가 긴급 대피했던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농부 리아콰트 바바르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자살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섯 아이의 아버지인 리아콰트는 “아이들은 배가 고파 울부짖고 있지만 나는 매일 아이들에게 신께서 누군가 아주 친절한 사람을 보내주실 것이라며 달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파키스탄 신드주의 주도 카라치에서 100㎞ 정도 떨어진 타타에서 대홍수 이재민들이 식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타타 | 로이터뉴시스 |
신드주 다우르 지역에서는 아침 6시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WFP)의 헬리콥터 한 대가 이재민들에게 나눠줄 식량을 싣고 온다. 하늘만 쳐다보면서 헬기를 기다리는 이재민들은 수천명에 달하지만 한번에 지급되는 식량은 250~300인분에 불과하다. 군대가 동원돼 질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WFP는 11월에 접어들면서 식량 공급량을 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어 이재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유엔이 파키스탄 지원을 위해 각국에 요청한 20억달러(22조6100억원) 가운데 국제사회가 모은 금액은 4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이티에서는 지난 1월12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서 오후 4시53분께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1770년 이후 230여년 만에 최대 규모로 발생한 강진으로 인구 약 900만명의 빈국인 아이티에서 인구의 3%가량이 사망하고 15%가량이 이재민 신세로 전락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8월14일 펀자브주와 신드주를 지나는 인더스강이 범람하면서 국토의 4분의 1이 물에 잠겼고, 70만채의 가옥이 무너졌다. 사망자 1600명, 피해액은 430억달러(약 48조7000억원)에 달하며 피해 복구에는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엄청난 재앙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에는 국제사회의 편견으로 또 다른 차별을 당해야만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티 강진 발생 10일 만에 국제사회가 모금한 액수는 7억4200만달러에 달했지만 파키스탄의 경우 같은 기간 모금액은 4500만달러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도 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가 3주 동안 진행한 모금에서 아이티의 경우 22억원이 모였던 반면 파키스탄에는 약 2200만원만 모금된 바 있다. 테러와 관련돼 있다는 파키스탄의 나쁜 이미지가 선뜻 구호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서방 언론들의 다분히 ‘의도적인 무관심’도 파키스탄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면을 부추겼다. 파키스탄 돈(Dawn) 신문에 따르면 아이티 지진 당시 뉴욕타임스는 2주 동안 88개의 관련 기사를 게재했지만, 파키스탄 대홍수 때는 같은 기간 15개의 기사만을 게재했다. 이재민이 되면서 고통받는 주민 수는 10배 이상 많지만 사망자 수가 아이티에 비해 적었던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2일 파키스탄 신드주의 카이푸르 나탄 샤흐 마을에서 한 노인과 아이가 파괴된 집 잔해에 앉아 있다. 카이푸르 나탄 샤흐 | AP연합뉴스 |
일부 구호단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티인들과 파키스탄인들이 겪는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에서 유행하고 있는 콜레라는 앞으로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약 100만명 이상의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의 난민 캠프에 콜레라가 돌기 시작하면 피해자의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난민촌에서는 지난 10일 첫 사망자가 이미 발생한 상태다. 최근 아이티를 덮친 태풍 토머스호는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를 더욱 창궐케 하고 있다. 유엔 산하 전미보건기구(PAH)는 콜레라 창궐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약 27만명 이상이 감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집을 잃은 2000만명 가운데 임시 거주지를 얻지 못한 700만 이재민들의 가장 큰 걱정은 다가오는 겨울이다. 천막은커녕 담요 한 장도 제대로 갖지 못한 이들에게 파키스탄의 한겨울 추위는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 굶주림과 질병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추위가 닥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파키스탄의 일부 산간지역은 겨울마다 잦은 폭설이 내리는 데다 이로 인한 눈사태도 빈번히 일어난다.
유엔은 아이티의 콜레라 확산 방지를 위해 1억6400만달러(약 1860억원)를 지원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원금은 추가적인 의약품, 의료장비, 의사들과 수질 정화장비를 도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에서는 구호기구들이 각국에 지원약속만 하고 아직 실제 지급하지 않은 기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약속된 기금 가운데 11억달러(약 1조2490억원) 이상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옥스팜 파티마 나크비는 “파키스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파키스탄을 재앙으로부터 회복시키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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