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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7.1 강진에 사망자 ‘0’… 내진설계 ‘모범’ 뉴질랜드

토요일 새벽 도심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 주택 5채 중 1채는 물론 건물 500동이 부분 또는 전파. 하지만 단 한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4일 새벽 뉴질랜드 남부를 덮친 강진에도 인명피해가 최소화된 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탈한 심정 5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한 주민이 전날 강진으로 상가건물이 잿더미로 변한 것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해 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 로이터뉴시스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의 지하 33㎞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한 건 지난 4일 오전 4시35분쯤. 이번 지진으로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의 90여동 건물을 포함해 500여동의 상업용 건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주택 가운데 20%가량이 거주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됐다. 재산피해 추정 규모만 약 20억 뉴질랜드 달러(1조6500억여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이 전하는 인적피해는 중상자 2명을 포함, 부상자 수십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지진정보센터의 지질학자 폴 카루소는 “뉴질랜드에서는 지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내진설계 여부를 검증하는 국가 건축기준이 잘 마련돼 있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카루소는 또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집 안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면서 주민들이 잠자리에 든 새벽에 발생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밖에 피해지역 건물들이 대부분 1·2층의 저층인 데다 부드러운 지반이 충격을 흡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으로 사망자만 최대 20만명이 발생했던 아이티에 비하면 천우신조에 사전 대비가 더해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뉴질랜드 지질 핵과학 연구소(GNS)의 존 리스타우 연구원은 이번 지진이 지진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태평양판과 호주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약 1만4000건의 지진이 발생하며 이 가운데 20개 정도가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강진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