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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건립 9주년… 오바마, ‘폐쇄 공약’ 올해도 못지킬듯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건립 9주년… 오바마, ‘폐쇄 공약’ 올해도 못지킬듯


ㆍ‘대테러전’ 이름으로 인권침해 악명, 173명 수감… 3명만 유죄

9·11테러 이후 테러용의자 수감을 위해 쿠바 관타나모의 미국 해군기지 내에 지어진 관타나모 수용소가 11일로 건립 9주년을 맞았다. 관타나모 폐쇄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지만 반대여론 등으로 인해 수용소는 앞으로도 한동안 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의 테러용의자 수용소에 4년 이상 구금되었다가 2009년 2월 풀려난 에티오피아 난민 비냠 모하메드(30).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인권단체들은 11일 백악관 앞에서 수용소의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국제앰네스티 회원을 비롯해 300여명은 항의의 표시로 수감자들이 입는 수의와 같은 색깔인 주황색 옷을 입은 채 백악관에서 국무부까지 행진을 하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는 성명을 통해 “설립된 지 10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관타나모는 동맹들과 외국인들과 협력해서 테러리즘과 싸우는 것을 방해해 왔다”며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가 협력해서 수용소를 폐쇄하고 혐의가 풀린 1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7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테러 용의자들의 미국 내 이송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국방법안에 서명하면서 수용소 폐쇄는 올해도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행하고 있는 군사작전에서 체포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건립됐으며 수용소 내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현재는 173명이 수감돼 있는 상태이며 이 가운데 3명만이 전쟁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미 연방법원은 이날 테러에 연루된 혐의로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한 알제리인의 석방 신청을 기각했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