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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긴 본 영화

'더 레이디' 속 실제 장소 쉐다곤 파고다 직찍. 영화 '더 레이디'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수백만명의 버마인들 앞에서 처음으로 연설을 하는 쉐다곤 파고다의 모습입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쉐다곤 파고다는 버마 내 수많은 불교 사원들 가운데서도 가장 거대한, 랭군의 상징적인 불교 사원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 같은 계단을 한참 걸어올라가면 넓은 광장이 나타나지요. 멀리서 보아야만 한눈에 다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입니다. 그 앞 광장에는 정말로 아웅산 수치 여사를 보기 위해 수백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쉐다곤 파고다는 가볼 만한 곳입니다. 거대한 규모의 파고다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나 탑에 올라가 크고 작은 탑, 종, 부처님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거기에서 버마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 중 불교와 관련된 모습들을 .. 더보기
'더 레이디' 아웅산 수치가 누군지 알고 싶다면...(1) 개봉한 다음날인 7일 더 레이디를 봤습니다.버마 현지에서 촬영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태국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상세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수치 여사의 자택이나 랭군 시내를 비롯해 충실히 재현한 것이 눈에 띄더군요.양자경은...저 모습 그대로라면 수치 여사 본인이라고 해도, 실제 버마에 가서 수치 여사를 보고 온 저라 해도 믿을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물론 버마분들이 보시면 많이 다르겠지만요. 영화 자체는 아주 괜찮다는 안 되고 그냥 그럭저럭과 괜찮다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랭군 현지에서 수치 여사의 모습을 보고, 가택연금되셨던 자택, 그리고 랭군 시내를 보고 온 저에게는 상당히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쉬운 것은 버마 역사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 설명해주는 부.. 더보기
배트맨은 150미터 빌딩에서 활공해서 무사히 착지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것은 가능하지만 착지하면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입니다.영국 레스터대학 물리학과 학생 네 명이 2005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이 착용했던 폭 4.7미터의 망토를 입고 150미터 높이 빌딩에서 뛰어내릴 경우의 속도를 계산해 봤다고 합니다.'떨어지고 있는 배트맨의 궤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학생들은 배트맨이 폭 4.7미터의 망토를 두르고 150미터 빌딩에서 뛰어내릴 때 350미터가량을 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배트맨이 활공하는 모습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요.그러나 문제는 착지할 때라고 하네요. 배트맨은 지상에 도착할 때 무려 시속 109킬로미터로 도달하는데 땅에 착지할 때 시속 80킬로미터 이상의속도라면 .. 더보기
평행우주론에서 할리우드식 해피엔딩을 찾다. 소스코드. 얼마 전 야근 후 휴일에 본 소스코드는 '더 문'을 만든 던칸 존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더 문'은 '사랑'이라는 한국어 이름의 달기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복제인간이라는 Sci-Fi 팬들은 물론 상당수의 관객들이 식상해할 만한 소재를 전혀 식상하지 않게 만들어냈던 감독이지요. 전작을 보며 생긴 이 감독에 대한 믿음 덕에 소스 코드는 주저없이 본 영화인데요, 던칸 존스는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여행, 반복되는 시간, 뇌과학, 양자역학의 평행우주론이라는 역시 너무나 많이 사용돼서 Sci-Fi 팬들에게는 질려버린 소재들을 이용해서 던칸 존스는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할리우드식의 모두가 행복해졌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잘 만든 한 편의 상업영화로서도 손색이 없고요. 이 아래부터는 .. 더보기
청소년용 빨간 두건에 머문 '레드 라이딩 후드' 레드 라이딩 후드를 본 단 하나의 이유는 아만다 사이프리드 때문입니다. 맘마미아나 레터 투 줄리엣이나 통통 튀어다니는 발랄한 모습을-그가 맘마미아에서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뛰는 모습을 떠올린 건 저뿐인가요...- 또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레드 라이딩 후드는 사이프리드가 제가 바라던 것처럼 발랄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빨간 두건 동화 속의 소녀처럼 소극적이고 약하기만 한 모습으로 나오지는 않지만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트와일라잇의 감독이 만든 영화답게 하이틴 로맨스풍이긴 합니다만 근친상간 모티브라든가 동화의 원형에 가까운,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내용이 나오기는 하네요. 그런 부분을 살리고 하이틴 로맨스 부분을 날려버렸다면 영화 자.. 더보기
상큼한 새내기였던 그녀가 얼음 같은 복수의 화신으로. 고백(2010) 지난 주말에 본 일본 영화 고백은 저에겐 마츠 다카코의 재발견이었습니다. 십 몇 년 전인가요. 4월 이야기에서 본 상큼, 풋풋, 순수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더군요. 어린 딸을 잃은 뒤 차갑게 변해 냉정하고 차분하게 복수를 실행하는 싱글맘의 모습을 마츠 다카코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본 사회의 문제들을 비추는 영화라는 평가도 있고, 약자에 대해 폭력이 가해지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마츠 다카코의 연기만큼 신경이 쓰이지는 않더라고요.^^ 사실 일본에서 마츠 다카코는 국민배우라 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는 배우이자 가수이고,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편입니다만 어쩐 일인지 저는 그가 나온 작품들을 별로 본 게 없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4월 .. 더보기
톨스토이에 대해 잘 몰랐던 것들,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군자CGV 12월 15일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를 떠나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은 톨스토이와 악처로 알려져 있는 그의 아내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성인의 반열로 올려야 한다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톨스토이가 존경받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시 러시아에서 톨스토이가 이 정도 위치였는지는 몰랐네요. 톨스토이즘을 신봉하는 이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에 대한 얘기도 새로웠고, 그 젊은이들의 금욕적이고 자기 절제적인 삶의 모습도 그랬고요. 그리고 악처로만 알려져 있던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에게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과 톨스토이의 수제자 블라디미르의 톨스토이보다도 더 톨스토이즘에 충실하려다 보니 억지스러운 일을 벌이는 모습도 흥미로웠고요. 톨스토이역과 아내 .. 더보기
어린이용 영화를 벗어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12월 15일 압구정CGV 해리 포터 시리즈는 어느샌가부터 다양한 마법과 장난감들을 통해 어린이들의 맘을 사로잡았던 초기 작품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감독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것도 있지만 롤링의 원작 자체가 볼드모트가 힘을 되찾고 해리 일행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서부터는 아이들이 보기에는 너무 어둡고, 잔인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의 경우는 어두운 장면들을 화면으로 보여주다 보니 아무래도 소설보다 더 그런 인상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불의 잔이나 불사조기사단 정도부터 어둡고, 잔인한 내용들이 많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마지막 시리즈인 죽음의 성물의 1편인 이번 편의 경우 해리를 탈출시키기 위해 불사조기사단 멤버들이 해리로 변신.. 더보기
담백한 실패담, 레인보우 휴가 때 본 영화들에 대한 감상을 아직도 올리지를 않았네요. 시간이 많이 지나 2011년에 접어든 만큼 간단 간단하게 올리고 넘어가야겠습니다.-_- 레인보우 12월 13일 압구정CGV 레인보우는 이미 극장에서는 내려간 터라 보시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회가 생기시면 꼭 보실 것을 권합니다. 포스터에서 왼편의 인물이 지완이라는 영화 감독인데요, 그는 오른쪽에 앉아있는 중학생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지완이 쓴 영화 시나리오가 엎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실패담이지요. 하지만 흔한 실패담들과는 달리 레인보우는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시나리오 창작과 상업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프로듀서와의 갈등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관객이 지완에게 자기를 투영해서 보지 않게 하는.. 더보기
안방에서 희생자를 보는 포스트 9.11 시대의 우리, 베리드 베리드, 로드리고 코르테스 - 왕십리cgv 12.13. 등장하는 배우가 단 1명뿐이라는 점에서 베리드는 던칸 존스의 빼어난 저예산 SF영화 '더 문'을 떠오르게 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뜨는 이 주연배우의 연기력 역시 더 문에서 혼자 여러 클론들을 연기한 샘 락웰만큼이나 인상적이고요. 참고로 샘 락웰은 아이언맨2에서 경쟁회사 CEO로 나왔던 배우랍니다. 그러나 베리드는 더 문보다 더 극악한 조건을 추가한 경우지요. 관 속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휴대전화와 손전등 등의 소품들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니까요. 그런데 휴대전화를 통한 대화와 관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로만 이뤄져 있으면서도 이 영화는 시종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늦출 겨를을 주지 않는 미덕을 갖고 있더군요. 지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