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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환경기자의 환경 이야기

한국 최대의 생태경관보전지역 왕피천

울진은 수도권 기준으로 보면 참 가기 힘든 곳입니다. 포털사이트의 빠른길찾기로 보면 4~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고 생각하면 반나절이 지나가는 셈이지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영주 쪽으로 가서 산길로 가는 방법이 있고,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쪽으로 가서 동해안을 따라 가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후자를 권하고 싶네요. 제가 운전해본 바로는 전자는 꼬불꼬불 산길을 달려야 하다보니 피곤하기도 하고, 사고 위험도 높은 반면 후자는 주로 고속도로로 달리기 때문에 크게 피곤한 느낌은 없더라고요. 후자의 경우 창밖으로 동해를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한나절을 달려 울진에 간 이유는 원시의 숲과 계곡을 간직한 왕피천 계곡을 탐방한 뒤 여행면 기사를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시간 관계상 모든 탐방로를 보지는 못하고 서너 시간 동안만 걸었지만, 충분히 왕피천의 매력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우선 사진 몇 장 보시지요.







왕피천은 전형적인 한국의 산과 강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면서도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화강암이 오랜 기간 마모되면서 하얗게 빛나는 바위들이 강가에 늘어서 있는 모습은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지요. 왕피천은 국내 최대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기도 합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설명은 아래 내용을, 제가 쓴 여행면 기사는 그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생태적으로 중요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큰 지역으로서 환경부장관이 지정·고시하는
지역을 말합니다.

①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여 보전 및 학술적 연구가치가 큰 지역
② 지형 또는 지질이 특이하여 학술적 연구 또는 자연경관의 유지를 위하여 보전이 필요한 지역
③ 다양한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 또는 생태계의 표본 지역
④ 하천·산간계곡등 자연경관이 수려하여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지역

바람과 물, 억겁의 시간을 품은 ‘원시’ 왕피천 계곡

http://news.khan.co.kr/kh_travel/khan_art_view.html?artid=201411262119355&code=900306&med=khan


기사에도 들어가 있지만 왕피천 생태관광을 위한 탐방 예약은 아래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http://www.wangpiecotour.com/



왕피천의 풍경 중에 제가 본 것으로 가장 독특한 곳은 용소와 용머리바위였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던 물이 마치 호수나 연못물마냥 흐름이 멎어버린 듯한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거니와 3~4미터는 되어보이는 밑바닥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습니다. 암반이 패여만들어진 크고 작은 연못 모양의 바위 밑에서는 피라미로 보이는 작은 물고기떼가 어지러이 헤엄쳐 다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럼 뜸 그만 들이고 용소 인근의 모습과 용머리바위 사진을 보여드리지요.




 

제 기억으로 이 지점은 용소라기보다는 용소로 들어가는 입구 정도에 해당합니다. 하얀 바위들과 초록빛의 바닥이 비치는 맑은 물이 대비를 이루는 광경이지요.




 

가운데 약간 왼쪽에 아가리를 벌린 용머리가 보이시나요. 걸어서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보니 탐방로를 따라 멀찍이 떨어진 높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네요. 스쿠버다이빙으로 용소와 용머리바위까지 가셨던 자연환경해설사의 말씀으로는 용소는 가장 깊은 곳이 7~8미터 정도 되고, 용머리바위는 성인 5~6명이 들어갈 정도로 깊은 구멍이 파여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한번 용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네요.







왕피천 인근 주민들이 만드신 왕피천에코투어사업단에서 제공해주신 사진 4장도 올립니다. 맨 위는 1코스 굴참나무군락, 두 번째는 1코스 정상 부근,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왕피천 계곡의 모습입니다. 




요건 탐방 중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식사인데 1인당 1만원이라고 하네요. 저도 시간 관계상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갈 때는 꼭 먹어볼 생각이지요. 저도 내년에 꼭 다시 한번 다녀올 생각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블로그에 소개를 올리고 보니 겨울에는 눈 때문에 울진까지 가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눈이 안 올 때를 노려서 안전하게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는 때에 찾아가 보셔도 좋겠네요. 다만 주의하셔야 하는 것은 꼭 탐방 예약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왕피천 계곡 주변에는 민가도 많지 않고, 탐방로도 세 곳 중 두 곳만 완성된 상태입니다.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곳이 많아서 길을 잃었을 때 구조 요청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자칫 조난 당하기 쉬운 곳이니만큼 지리를 잘 아는 자연환경해설사와 함께 가시는 게 바람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