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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 환경기자의 환경 이야기

백두대간은 지금(2) 점봉산 곰배령

지난 12~13일 인제군 기린면 점봉산에 다녀왔습니다. 점봉산은 산림유전자원보전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곳인데 최근 일부 지역이 설악산국립공원에 편입된 곳이기도 합니다. 곰배령까지는 하루 탐방객 300명에게 공개되고 있지만, 그 너머의 작은점봉산과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산림보전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저는 양양 낙산사 인근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곰배령에 올라갔다 내려왔는데요, 딱 점심 먹고 내려오기 좋은 코스였습니다. 실제로 곰배령에서는 많은 탐방객들이 김밥과 과일을 싸들고 올라오셔서는 도란도란 모여앉아 점심을 드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힘든 등산 코스라기보다는 쉬엄쉬엄 점봉산의 희귀식물들을 보면서 올라갔다가 내려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곰배령에 왜 다녀왔는지는 아래 기사를 참조하세요~

희귀식물 지키려 탐방객 제한하는 곰배령, 멧돼지 습격 괜찮을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9222239035&code=940701


요건 점봉산 소개 기사입니다.

강원 점봉산은 희귀식물·한국 고유종의 보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8081436501&code=940701


곰배령에 가려면 점봉산 주차장에서 내린 뒤 강선마을까지 걸어들어가야 하는데요, 그 길 입구 탐방센터의 모습입니다.

 






곰배령 올라가는 길. 멧돼지가 파헤쳐 놓은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습니다.













주차장에서 강선마을을 지나 2시간 30분 정도를 오르면 곰배령의 넓은 초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온갖 이름 모를, 하지만 사실 이름을 듣고 보면 친숙한, 들꽃들이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국립수목원 전문가에 따르면 안개로 인해 습도가 높고, 바람이 강해 키가 큰 나무들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이런 초지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최근 나무가 서식하는 지역이 점점 넓어지는데 인위적으로 초지를 유지해야 하는지, 그대로 나무가 많아지도록 둬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기도 하고요.

















출입이 통제된 구역을 국립수목원 연구자들과 함께 들어가 보았습니다. 연구자들이 특정 부분 내의 식생 전체를 조사하는 모습도 보이네요.

세 번째 사진부터 보이는 길쭉한 식물은 독성을 가진 참여로인데요, 점봉산에 군락이 있는 희귀식물 중 하나입니다.









안개 낀 곰배령의 모습. 오후 2시 반쯤이 되자 점심을 먹던 탐방객들은 모두 내려간 상태였습니다. 곰배령은 탐방객 수뿐만 아니라 탐방시간도 제한되기 때문에 낮에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욱 멧돼지들이 활개를 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기사에도 썼듯이 멧돼지의 땅을 파헤치는 행동이 꼭 점봉산 생태에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점봉산이라는 큰 생태계 내에서 멧돼지는 먹이활동을 하면서 식생의 다양성을 높이는 기능을 자신도 모르게 수행하고 있을 뿐이지요. 멧돼지가 지나치게 많은 수와 사람에게 미치는 피해로 유해 조수로 지정되어 있긴 하지만, 사실 유해 조수란 사람이 정한 것일 뿐 동물들은 저마다 본능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초롱꽃과의 영아자라는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