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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네팔, 세계 최초로 ‘제3의 性’ 인정

지도 출처 : 위키피디아 한국어판

네팔, 세계 최초로 ‘제3의 性’ 인정

ㆍ인구조사 성별 구분 3가지로

네팔 정부가 세계 처음으로 성적 소수자를 ‘제3의 성’으로 공식 인정하기 시작했다. 

네팔 중앙통계국은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인구총조사의 성별 구분 항목에 성전환자나 동성애자, 양성애자 등이 여성과 남성 외에 제3의 성을 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31일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중앙통계국 비카시 비스타 대변인은 “새로운 성별을 도입한 것은 보수적인 네팔인들에게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팔 당국이 성적 소수자들을 제3의 성으로 인정하게 된 것은 2007년 네팔 대법원의 판결에 근거하고 있다. 2007년 네팔 대법원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개인이 시민권 증명서상의 성별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네팔의 성적 소수자들이 대법원 판결 한번으로 곧바로 차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네팔 내무부는 여전히 시민권 증명서에 남성과 여성으로 성별을 기입하도록 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들 대부분이 제3의 성이 무엇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2009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률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여전히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네팔 성적 소수자 인권단체인 블루다이아몬드소사이어티의 창립자 수닐 바부 판트는 “2007년 대법원 판결에 따른 실제 성과를 얻는 데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 필요했다”며 “당국은 법정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인구총조사의 성별에 제3의 성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