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 지진 관련

日 쓰나미 막아준 ‘섬들의 기적’

日 쓰나미 막아준 ‘섬들의 기적’

ㆍ미야기현 마쓰시마 마을 260개 섬 자연방파제 역할
ㆍ피해 적고 사망자 1명 불과

“섬들이 쓰나미로부터 마을을 지켜주었다.” 3·11 동일본 대지진 직후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본 미야기현 해안지역 가운데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한 덕분에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마을이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마쓰시마초 사무소가 밝힌 피해현황 등에 대한 자료에 따르면 마을 주민 1만5000여명 가운데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1명뿐이다.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도 3일 현재 80명에 불과하고 관광객들 중에서도 피해를 본 사람이 전무했다. 

바로 옆에 위치한 히가시마쓰시마초에서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섰고 주민 4만3000명 가운데 7000명가량이 대피한 것에 비하면 피해가 극히 적었던 셈이다. 해안가 상점들이 침수되고 유람선들과 섬을 잇는 다리가 떠내려가는 등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근 지역들에 비하면 물적 피해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마쓰시마(松島)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가 빼꼭하게 들어선 섬들. | 사진작가 양국주씨 제공

피해가 적은 것에 대해 마을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자연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었던 마쓰시마만 내의 섬들이 쓰나미의 위력을 줄이는 자연적인 방파제 역할을 한 덕분으로 보고 있다. 

아키타대학 공학자원학부 마쓰토미 히데오 교수는 지난달 22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쓰나미의 일부가 섬에 부딪혀 반사됐고, 반사된 만큼 육지에 밀려온 쓰나미의 위력도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빼어난 풍광으로 인해 ‘일본 3경’ 중 하나로 꼽히는 마쓰시마는 해안지방과 마쓰시마만 내의 크고 작은 260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주민들은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를 정돈하는 등 관광객들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음식점을 경영하는 한 남성은 지난달 26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광지로서 부활하기 위해 어떻게든 한걸음이라도 내디디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