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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기 연료봉 노출… ‘물 없이 끓는 주전자’

ㆍ속속 드러나는 원전 내부 상황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들의 내부 상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연료봉 손상과 함께 높은 방사능을 띤 대량의 오염수가 복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괜찮을 것으로 믿었던 원자로의 파손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원자로가 언제 안정상태로 들어갈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연료봉의 노출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은 원자로 1호기다. 약 4m 길이 연료봉의 40% 정도인 160~165㎝가 냉각수 밖으로 노출돼 있다. 공기 중에 노출된 시간도 가장 긴 것으로 추정돼 연료봉의 상당 부분이 손상됐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카하시 미노루 도쿄공업대학 교수는 “(1호기 연료봉은) 대부분 노출돼 물이 안 담긴 채 끓고 있는 주전자 같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자로 안이 4~5기압인데 수증기 온도가 이 정도로 높은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운전 중인 원자로 내부 온도는 평균 280도 정도이지만 1호기에서는 한때 400도까지 치솟았고, 29일에도 329도를 기록했다.

2호기와 3호기의 경우 연료봉 이외에도 압력용기가 파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또 터빈실과 배관터널에 고농도 방사능에 오염된 대량의 물이 고여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가설 배관을 설치해 원자로 건물 외부로 옮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원자로 복수기의 저장탱크에 오염수를 옮겨야 한다. 복수기는 원자로에서 발생한 수증기를 냉각해 물로 되돌리는 장치이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일본 정부가 2호기 터빈실 등에 고인 오염수를 대형 유조선이나 원전 부지 내에 있는 압력제어실용 물 저장탱크에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2, 3호기의 경우 이미 복수기 저장탱크에 물이 가득 찬 상태이다. 게다가 2, 3호기 터빈실 등에 고인 오염된 물에서 검출되는 방사선량이 각각 매 시간 약 1000밀리시버트(mSv)와 약 750mSv에 달하다 보니 배수작업은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배수작업이 시작된 1호기의 경우 매 시간 복수기로 옮겨지는 물의 양이 약 6~18t 정도에 불과해 배수작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마이니치신문은 1~3호기 터빈실 배관터널에 가득 차 있는 합계 약 1만3000t의 오염수에 대해서는 “회수할 전망이 없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는 대기 중으로 방사성물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처리된 천으로 원자로 건물을 덮어씌우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우선 1~4호기 건물 내에 붙어 있는 방사성물질은 특수 도료를 뿌려 대기 중에 퍼지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폭발과 화재 등으로 외벽이 손상된 1, 3, 4호기에는 특수 코팅된 천으로 만든 가설건물을 덮어씌워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다는 것이다. 건물이 밀폐되면 다시 수소가 모여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기장치를 부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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