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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관련

‘원전 사투’ 노동자 잇단 피폭 2명 한번에 ‘8~9년치 노출’

‘원전 사투’ 노동자 잇단 피폭 2명 한번에 ‘8~9년치 노출’

ㆍIAEA “암 발병 가능성 높아져”

피폭 노동자 병원 이송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2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복구작업 도중 고농도 방사선에 노출돼 후쿠시마 의대병원으로 이송된 원전 노동자 2명에 대한 오염제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후쿠시마 | AFP요미우리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 복구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이 고농도 방사선에 노출된 탓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낮 12시10분쯤 원자로 3호기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20대와 30대 노동자 3명이 방사선에 노출됐고, 이들 중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2명은 양쪽 다리의 피부가 방사성물질에 오염됐다. 

이들이 피폭된 양은 173~180밀리시버트(mSv)로 지금까지 방사선에 노출된 이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전 노동자들의 1인당 방사선 평균 피폭량이 5년간 100mSv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8~9년치의 방사선에 피폭된 셈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이들 2명은 도쿄전력의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원자로 건물 옆 터빈실 지하 1층에서 복사뼈 정도까지 잠기는 30㎝ 깊이 물속에서 원자로 내 해수 주입에 필요한 전력선 연결작업을 했다.

도쿄전력은 이들의 방사성물질 오염 여부에 대해 조사하면서 다리에서 방사선 가운데 베타(β)선 수치가 검출됐고 이들이 방사선으로 인해 피부가 손상을 입는 β선 열상을 입었다고 확인, 후쿠시마 시내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 이들은 인근 지바시에 있는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로 이송될 예정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원전 복구작업 중인 노동자가 피폭 상한치를 넘는 방사선에 노출된 사례를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23일 그레이엄 앤드루 IAEA 과학기술담당보좌관이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선에 피폭된 노동자 18명 중 한 명의 선량률이 약 0.1시버트(Sv)에 해당하는 106.3mSv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선량률은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단위시간당 흡수되는 에너지의 양을 말한다. 앤드루는 “이 노동자는 장래에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1Sv는 1000mSv이다.

일본 정부가 규정한 원전 노동자의 방사선 피폭 상한치는 시간당 100mSv였다. 하지만 경제산업성과 후생노동성은 지난 15일 상한치를 250mSv로 상향 조정했고, 원전 사고 이후 10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노동자는 17명에 이른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