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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관련 기사 2010.2.~

침묵하던 중산층·전문직도 동참 행렬

침묵하던 중산층·전문직도 동참 행렬

ㆍ트위터 등 통해 공감대 확산
요르단 여성들, 이집트 시위대 ‘응원’ 요르단 여성들이 8일 수도 암만의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를 응원하기 위해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암만 | 신화연합뉴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에 침묵하던 중산층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문제와 자신의 안위에만 신경을 쓰던 중산층이 나서면서 시위 규모도 증폭되는 분위기다. 

기존에 침묵하던 중산층이 거리 시위에 동참하면서 반정부 시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9일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이폰이나 블랙베리처럼 이집트 내에서는 고가인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는 이들 중산층은 시위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이집트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또 시위대에 대학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담하면서 새 피가 수혈되는 효과도 되고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 노동조합들이 속속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휴대폰 든 ‘중산층 시위대’ 요르단 여성들이 8일 수도 암만의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를 응원하기 위해 하트가 그려진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암만 | 신화연합뉴스

중산층이 시위에 동참하게 된 것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이집트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해 자신처럼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집트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정부의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위를 통해 자신들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하기를 바라게 됐다는 것이다. 반정부 시위 초반에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구글의 중동·북아프리카 마케팅 책임자 와엘 고님(31)의 활동도 이들이 시위에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또 반정부 시위가 전례 없이 큰 규모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이들을 거리로 나서도록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업자인 카림 모하메드(37)는 투표를 해본 적도 없을 정도로 정치에 무관심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지난 1월 말 이후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200명이나 300명이라면 겁이 났겠지만, 그들(경찰)은 4만명을 체포하고 기소하거나 때릴 수는 없다”며 시위대의 규모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