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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긴 읽은 책

오랜만에 읽은 Sci-Fi, 화성연대기

"왜냐하면 이곳 화성인들이 누렸던 것들이 우리가 누리고 싶어하는 그 어떤 것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백 년 전에 멈춰 섰어야 할 곳에서 멈춰 섰습니다."

"평범한 미국 사람들은 낯선 것을 보면 그게 뭐든 일단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카고 같은 수도관이 없다니, 말도 안 돼. 뭐 이런 식이지요!"

"우리가 지구를 출발하기 전에 의회에서 하는 연설 들으셨지요? 만약 일이 잘 진행되면 원자력 연구소 세 곳과 원자폭탄 저장소를 화성에 설치하겠다던 것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화성은 끝장입니다. 이 훌륭한 것들이 모두 사라질 겁니다."

"코르테스와 그의 훌륭한 친구들이 스페인을 떠나 멕시코로 가자, 멕시코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하시죠? 탐욕스럽고 무시무시하고 편협한 인간들 때문에 문명 하나가 통째로 파괴되었습니다. 역사는 결코 코르테스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그자들은 더러운 원자폭탄을 이곳으로 가져오고, 전쟁에 필요한 기지를 만들기 위해 싸움도 불사할 겁니다. 행성 하나를 파괴한 것만으로는 부족해 다른 행성을 또 그렇게 만들고 싶은가 봅니다."

-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중에서

좋은 장르문학의 공통적인 특징이 현대사회,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다는 것이라 여긴다면 화성연대기는 그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오히려 형식은 Sci-Fi 소설이지만 실제로는 문명 비판서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할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