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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주화 열망’… 군부의 벽 뚫을까

ㆍ아웅산 수치 연금 해제
ㆍ“모든 민주세력 연대” 7년 만에 활동 재개
ㆍ총선 부정 규명 등 민주화 구심점 기대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지지자들이 지난 13일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해제를 축하하기 위해 그의 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양곤 | AP연합뉴스

“용기를 잃지 맙시다.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7년여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버마 민주화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14일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시민 속으로’를 선언했다. 수치 여사는 연금 해제 하루 뒤인 이날 낮 양곤의 민족민주동맹(NLD) 당사에서 지지자 수천명을 상대로 한 첫 공식 연설에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시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연설에서 “시민들이 정부를 감시할 수 있게 될 때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다”면서 “모든 민주세력과 협력하길 바란다”며 연대투쟁을 다짐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달성하려면 정도를 걸어야 한다”며 “민주주의적 자유의 근간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버마 국민들이 원한다면 서방 국가들이 취하고 있는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20년 만에 실시된 총선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의 공정성에 매우 많은 의문이 있으며 투표조작 의혹도 있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NLD가 조사를 하고 있으며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을 보이콧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2003년 5월 시작된 수치 여사의 세 번째 가택연금이 기간이 만료되자 수치 여사 지지자들은 물론 국제사회도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시민 수천명은 수치 여사의 집으로 몰려가 “아웅산 수치 여사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다. 자유를 찾은 첫날 NLD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수치 여사는 시민과의 활동을 강조했다. 버마 독립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그는 이날 모임에서 “시민들의 바람에 따르기 위해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에 열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수치 여사의 석방을 환영하며 버마 군부에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수치)는 나의 영웅이며 버마와 전 세계에서 인권증진을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라며 “미국은 그의 뒤늦은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명예 대주교는 “그(수치)의 석방은 버마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버마 군부 고위관계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치 여사의 연금을 해제하면서 어떤 조건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의 변호사 니얀 윈도 “아무 조건 없이 풀려났다”고 확인하면서 “그는 완전히 자유다”라고 말했다.

수치 여사 앞에는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실현해야 할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 버마는 약 2100명에 달하는 정치범, 군부와 적대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소수민족, 국제사회의 제재와 군부의 무능력으로 인한 경제 실패, 군부 주도로 실시된 총선의 부정행위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군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버마 사회에서 수치 여사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지만 그는 여전히 버마 민주화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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