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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기사 2010.8.~

‘反이슬람’ 영·미 극우단체들 연대

ㆍ美 ‘티파티’ 자금지원 통해 영국 EDL 조직 확산
ㆍ잉글랜드만 200 ~ 300개 지부… 정치세력화 우려

영·미 극우단체들이 반(反) 이슬람 연대를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영국 극우단체들이 미국 내 보수 풀뿌리운동인 티파티 참가 단체 가운데 반 이슬람적 색채가 짙은 극우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자국 안에서 반 이슬람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영국 노동당과 미국 민주당, 영국 보수당과 미국 공화당 간 정당 차원의 연대와 교류는 정례화돼 있지만 보수 풀뿌리 단체들 간의 연대는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된다.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잉글랜드수호연맹(EDL)은 미국 전역에서 세를 확대하고 있는 티파티 내 극우세력과 연대해 무슬림에 반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DL은 영국 도시들의 ‘이슬람화’를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극우단체이다. EDL은 이달에 미국 티파티에 소속된 유대인 랍비와 활동가들을 초청해 연설을 듣고, 자금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EDL 지도부의 한 명인 앨런 레이크는 미국의 반 이슬람 기독교 복음주의 단체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티파티와 연계돼 있는 영국의 다른 극우단체인 국제시민자유동맹 측은 “미국과 유럽은 같이 행동할 것이고, 단결한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티파티 내의 극우세력과 연대함으로써 EDL이 티파티의 자금 지원을 통해 영국 내에서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 단체가 생긴 것은 지난해 3월이지만 자신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잉글랜드 전역에 200~300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웨일스·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에도 비슷한 연맹이 조직돼 연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영국 극우단체들의 활동 양상도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 무슬림 인구가 많은 영국 중부 도시 레스터에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반 이슬람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샤리아(이슬람의 율법)가 영국을 망하게 하고, 영국의 가치를 망칠 것이다’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경찰을 향해 벽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은 EDL의 폭력시위를 우려해 지난주 도시 내 행진을 금지하고 한 자리에서의 시위만 허가했다. 

이날 경찰 저지선을 통해 분리된 한쪽 편에서는 극우단체들에 반대하는 반파시즘연합(UAF)의 회원 700여명이 모여 맞불집회를 벌였다. EDL은 지난 8월에도 브래드포드에서 집회 중인 UAF 회원들에게 돌과 빈병, 깡통 등을 던지며 폭력시위를 벌이다 13명이 체포된 바 있다.

EDL은 또 올 9·11 테러 기념일에 런던, 너니턴, 리즈, 올드햄 등에서 동시다발적 집회를 열었고, 일부는 코란을 불태운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주에는 EDL 회원 40명이 모여 이슬람 음식을 파는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3일 동안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가디언은 EDL에 대해 현재 영국의 화합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라며, 젊은 영국 무슬림들의 폭력적인 대응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훌리건과 네오나치 등과의 결합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이 단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